
(선양=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중국 정부가 관광시장의 질서 회복을 위해 관광진흥법에 해당하는 '여유법'을 시행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중국 국내시장에서 불법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인민일보가 19일 전했다.
신문은 지난해 10월 이 법 시행에 따라 단체관광에서 쇼핑 강요와 계약서에 없는 추가 요금 징수 등의 부당한 업계 관행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듯했지만 지난달 춘제(春節·설) 이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행사와 현지 가이드들은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여전히 자신들과 약정한 특정 상점에서 쇼핑을 유도하고 공연 관람 등을 빙자해 따로 수입을 챙긴다는 것이다.
지난달 윈난성에 8일짜리 단체관광을 다녀온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한 여대생은 "여행 계약서에는 상점 3곳과 자비 부담 관광지 2곳만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상점과 유료 관광지를 돌았다"면서 "가이드가 현지 문화체험 프로그램이라며 데려간 곳은 특산품 판매점이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터무니없는 헐값에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뒤 관광지에서 쇼핑, 추가 비용, 팁을 강요해 수익을 올렸던 관행이 되살아나면서 여행사들은 다시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가 관광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베이징시 관광발전위원회 관계자는 "관광상품의 원가는 계절과 관광지, 숙박·식사 기준에 따라 차이가 커 상품 가격만으로는 불법·저질상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대도시와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1일 관광'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실정을 잘 모르는 관광객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1일 관광은 무자격 가이드들이 멋대로 일정을 바꾸거나 쇼핑을 강요하고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까지 잇따라 물의를 빚고 있다.
베이징연합대학 관계자는 "관광산업의 최일선에 있는 가이드의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여유법 시행 초기에 당국이 관광시장을 휘어잡은 것처럼 보였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을 고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팁과 쇼핑 수수료 등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해온 가이드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며 현재 감독 대상 밖에 있는 무자격 가이드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따라 중국 국가여유국은 인사부, 총공회 등 관련 부문과 공동으로 가이드의 노동권익 보장에 관한 조치를 마련해 가이드가 열악한 처우 때문에 불법에 앞장서는 현상을 줄일 계획이다.
중국사회과학원 관광연구센터 관계자는 "여유법이 일정 정도 관광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데 이바지했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저가관광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충분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면서 "국민 소득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법률 수단을 통해 꾸준히 업계를 계도하면 앞으로 관광시장에서 불법·저질상품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