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최근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이어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도 디폴트 사례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가장 거품과 부실이 심한 부문으로 꼽히는 부동산 업계의 디폴트로 인해 중국 경제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7일(현지시간) 중국 저장(浙江)성 펑화(奉化)시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인 싱룬(興潤) 부동산이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해 디폴트를 낸 것으로 시 당국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 업체의 대주주와 그의 아들이 당국에 체포됐으며 불법 자금모집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업체의 부채는 약 35억 위안(약 6천억원), 자산은 30억 위안이며 채권자는 15개 은행 등으로 이 중 건설은행의 대출이 10억 위안 이상을 차지한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이 소식을 처음 보도한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시 당국이 디폴트로 인한 위기 확산을 막고자 대책 그룹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고 은행들과 부채 상환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싱룬 부동산은 부실 경영에다 높은 사채 이자의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웨이 노무라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디폴트가 "우리가 아는 한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업체가 파산 위기에 처한 사례로는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조정이 중국의 시스템 차원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올해 중국이 당면한 최대 위험"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부동산 거래 증가세가 둔화하고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신축 주택 물량의 약 67%를 차지하는 중소도시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위험성이 크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쑤(江蘇)성 은행 감독 당국자인 위쉐준은 텔레그래프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사례들이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디폴트의 시간·규모나 영향이 얼마나 클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현금이 바닥나고 있으며 부동산업계의 위험성 때문에 지방정부들이 자금 조달에 필요한 토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총 세입에서 토지 판매세와 부동산 관련 세금의 비중이 약 39%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천수답식'의 부동산 관련 세금이 재정에 큰 타격을 줬던 금융위기 이전의 아일랜드보다 높은 수치다.
중국에서는 최근 태양광 업체 차오르(超日) 태양에너지가 최초로 디폴트를 낸 데 이어 철강업체 하이신(海흠<金밑에 金金>) 철강도 부채 상환에 실패했다.
더구나 중국 증시에서 부실로 인해 특별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이 57개사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몇 달간 이들의 디폴트 사태가 이어지면 시장에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