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화텅, “과감한 시도∙허풍떨지 않는 실무형∙텃새없는 공정경쟁 선전상인 특징”텐센트, 모든 정부부문, 협력파트너, 전통기업에 인터넷플러스 인프라 제공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가 17일 선전에서 열린 포럼에서 선전 상인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진양왕
마화텅(馬化腾) 텐센트 창업자는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深圳)에서 최고의 부(富)를 일군 기업인이다. 중국 부호 전문 연구기관 후룬(胡潤)연구원이 10월 발표한 올해 중국 부호순위에서 자산가치 1650억위안(약 28조 500억원)으로 다롄(大連)의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과, 항저우(杭州)의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마 회장은 1998년 창업한 텐센트를 20년도 안돼 아시아 시가총액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 위챗)과 인스탄트 메신저 QQ가 텐센트의 간판 서비스다. 온∙오프라인 상거래 대금 결제는 물론 전기료 등을 납부하고 뉴스를 챙기는 등 웨이신은 이미 중국인의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중국 최대 온라인게임업체이기도 하다.
17일 선전에서 열린 선전상인대회에 참석한 마 회장은 ‘책상물림’인 자신이 창업과 혁신을 할 수 있게 된 건 선전의 환경을 떠나서는 얘기할 수 없다며 선전상인의 3가지 특징과 텐센트의 미래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선전 상인의 개념은 다른 지역에서 수백년 또는 수천년의 역사를 거치며 형성된 상방(商幇)의 개념과는 다르다며 ▲과감한 시도와 혁신 ▲허풍떨지않고 일을 해내는 실무 중시 ▲텃새 없는 평등주의 등 3가지 특징을 꼽았다.
◆개혁 1번지가 만든 과감한 시도와 돌진 문화
1971년생인 마 회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인 1984년 부모를 따라 선전에 온 뒤 중고등학교와 대학 공부는 물론 직장생활과 창업 등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모두 선전에서 보냈다.
마 회장은 ‘선전 속도[로 유명한 궈마오(國貿)센터가 올라가는것을 직접 지켜봤다고 한다. 1985년 준공한 53층짜리 160미터 건물로 당시 중국 최고층이었던 궈마오센터는 사흘마다 한층을 올리면서 선전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밖에 모르는 책상물림인 자신이 창업에 나선 건 혁신 활력이 넘치고 과감한 돌진을 중시하는 선전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선전대에 다닐때 학교 선배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는 것을 보고 졸업후 창업을 결심했다는 그는 정작 졸업 직후엔 시장과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해 (창업을 위한)단련 차원에서 회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선전의 통신업체에서 6년간 일한 경험은 PC기반 인스탄트 메신저로 시작한 텐센트가 모바일 기능이 강한 웨이신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마 회장은 비즈니스 기회는 업종간 경계 영역에서 발생한다며 자신은 PC와 통신을 모두 잘 아는 몇 안되는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마 회장은 중학교 및 대학교 동창 그리고 통신업종에서 사귄 친구 등 4명과 함께 창업했다. 마 회장은 공동창업자 5명 모두 자금이나 경력 등 별다른 게 없었다고 회고하고, “끓는 피 하나만 갖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회고했다.
중국 개혁개방을 선도한 1호 경제특구로서 늘 새로운 실험이 이뤄지던 분위기가 텐센트 창업의 토양이었던 것이다. 실제 선전은 인구 1000명당 110개 기업을 창업해 창업밀집도 1위에 올라있다.
혁신의 분위기는 특허 성적표에도 묻어난다.선전의 기업과 연구소들이 지난해 출원한 국제특허는 1만3300여건으로 중국 전체 특허출원건수의 46%를 차지했다. 12년 연속 중국 도시 1위다.
◆말보다 행동으로...실무형 기업인
마 회장이 꼽은 선전상인의 두번째 특징은 실무적이고, 허풍떨지 않고, 일단 얘기를 하면 전력을 다해 해내는 것이다. 실제 마 회장은 일벌레로 통한다. 텐센트 직원이 중국 언론에 털어놓은 일화가 대표적이다.
새벽 2시에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보고서를 보내고 잠을 청한 이 직원은 20분도 안돼 ‘이 부분을 고치라’는 답신 메일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휴대전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야 했다고 한다. 샤오미(小米)의 창업자 레이쥔(雷軍)회장의 마 회장에 대한 평가 역시 비슷하다. “발아래 100억위안이 넘는 부를 갖고 있으면서도 밤새워 컴퓨터 앞에 앉아 연구·개발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마 회장이 공개발언에서 자주 인용하는 선전의 구호인 ‘시간은 금이고, 효율은 생명이다’ 역시 일 중심의 실무 중시형 선전 상인의 특징과 무관치 않다. 개혁개방의 고향 선전에서도 개혁개방 1번지인 서커우(蛇口)공단을 만든 위안겅(袁庚) 전 자오상쥐(招商局)그룹 부회장이 만든 구호다.
자오상(招商)은행 핑안(平安)보험 등의 공동창업자로도 알려진 위안겅이 30여년전 이 구호를 얘기할 때만 해도 자본주의 속물이라는 비판을 들었다고 한다.
◆텃새 없는 개방 분위기 마 회장은 선전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 든 사람들이 기업을 하기 때문에 지방고유의 보호주의가 없다고 말했다. 텃새가 없는 이런 분위기를 마 회장은 평등주의와 개방으로 묘사하고 선전에는 ‘선전에 오면 선전인이다’는 말도 있다고 소개했다.
올여름 선전 현장 취재를 갔을 때 만난 중국 경제일보의 양양텅(楊陽騰) 선전 지국장도 “선전에 온지 15년 됐지만 직접 만난 선전 토착민은 10명도 안된다”며 “선전에 사는 사람의 90% 이상은 외지인이어서 출신이나 관시(關係)를 따지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를 거는 공정한 경쟁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선전에서 창업한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역시 공개적으로 “기술 개발은 기업이 한다. 정부는 지식재산권 보호만 잘해달라”고 얘기한다.
마 회장은 선전 정부도 외지에서 기업과 인재가 오는 것을 아주 중시한다며 1999년 선전시 정부가 주최한 제1회 중국국제첨단기술성과교역회(교역회)가 텐센트의 첫 자금 유치 무대가 됐다고 전했다.
마 회장은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이 베이징에 있어 자금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첨단기술 교역회 같은 플랫폼이 없었다면 벤처기업이 투자자와 접촉하는 게 매우 힘들었다는 것이다.
선전상인들끼로 서로 지지하는 분위기는 정보기술(IT) 통신 스마트하드웨어 제조 등에 걸쳐 전체 가치사슬을 형성하도록 했다. 선전의 완정(完整)된 하드웨어 가치사슬은 해외 기업들도 연구개발한 기술을 시험생산하기 위해 선전에 몰려드는 배경이 됐다.
◆협업에 방점둔 비즈니스 모델...전통기업 정부부문 등에 인터넷플러스 인프라 제공
마 회장은 “텐센트에는 웨이신을 덜 사용하고, 친구들과 더 많이 직접 대면해야한다는 이념이 있다”고 말했다.친구들과 만났을 때도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고 교류를 안하는 등 과학기술 발전의 부작용이 매우 크다고 인정한 그는 “현실의 인적 교류를 어떻게 늘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끼리 같은 장소에 함께 모여있을 때 같은 동작을 해야 웨이신으로 세뱃돈 형식의 돈인 훙바오(紅包)를 보낼 수 있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마 회장은 전했다.
마 회장은 텐센트가 과거 폐쇄적 환경에서 개방적 환경의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텐센트의 포지셔닝은 아주 많은 산업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정부 부문과 협력파트너는 물론 전통기업에 인터넷 플러스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마 회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플러스는 중국 당국의 정책으로도 채택됐다.
인터넷플러스는 기존 전통기업이나 정부부문 등이 인터넷을 통해 효율을 제고하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도록 한다. 이를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게 텐센트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텐센트가 중국 전역에 창업보육센터를 늘려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 회장은 “창업보육센터 입주한 협력 파트너 기업에는 클라우드컴퓨팅, 지리위치정보, 지불결제 등의 기본 인프라를 제공할 뿐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전의 스피커 등 하드웨어업체인 쓰리노드와 손잡은 창업보육센터도 만들고 있다. 한국 증시 1호 상장기업으로 자진 상장폐지했던 쓰리노드는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를 제공한다.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창업 플랫폼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창업 18년을 맞이한 텐센트의 기업으로서의 사회책임도 더욱 중시할 계획이라며 이번 미 대선 사례를 인용해 SNS 유언비어의 폐해성을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많은 유언비어가 미국의 대선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페이스북은 유언비어가 전체 유통정보의 1%에 불과하다고 얘기하지만 1%만 해도 절대량으로 많은 정보다. 이런 유언비어를 잘 처리해야한다”
그는 “인터넷 세계는 치외법권 지대가 아니다”며 “다단계판매가 창궐해 손실을 입는 사례가 있다. 유언비어는 물론 음란 도박 금융안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