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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제] 경기 부양보다 체질 개혁 … 주룽지 부활시킨 리커창
이름 최고관리자
13-07-24 14:15

중국 10년 만에 경제정책 U턴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개혁 철학이 10년을 뛰어넘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개혁에 대한 평가다. 리 총리의 정책이 1990년대 저돌적으로 개혁을 밀어붙였던 주 전 총리를 연상케 한다는 얘기다. 주 전 총리의 개혁은 2000년대 초 중국 경제성장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 총리의 개혁 역시 또 다른 성장시대를 예고하는 것일까. 세계의 눈이 ‘리코노믹스(리커창 경제)’에 쏠리는 이유다.

중국에서 ‘금리’는 경제 왜곡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가, 국유기업, 국유은행 등의 국유 체제가 금리를 매개로 폭리를 취한다. 국가는 중앙은행(중국인민은행)을 통해 국유은행의 이윤(약 3%포인트의 예대 마진율)을 보장해준다. 국유기업은 로비를 통해 국유은행으로부터 싼값에 돈을 가져다 쓴다. 이들 3자를 연결하는 ‘부패의 3각 고리’는 그렇게 형성된다. 신용이 떨어지는 민영기업에 은행 돈은 하늘의 별 따기다. 중국의 높은 대출금리는 홍콩 등의 핫머니를 불러들이는 주범이다.

 이 같은 구조를 깰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금리 자유화다. 그동안 논의가 무성했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국유은행의 집요한 반발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커창 총리가 칼을 뽑았다. 총리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고 있는 중국인민은행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20일 대출금리를 완전 자유화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기준금리의 70% 이하로는 금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했던 규제를 철폐했다. 시장은 ‘금리 자유화의 첫 단계’로 해석했다. 리쉰레이(李迅雷) 하이퉁(海通)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2015년 내 예금금리까지 자율화한다는 게 리 총리의 확고한 뜻”이라며 “말만 풍성했던 금리 자유화가 ‘리코노믹스’ 덕에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국유기업 비대, 투자 과잉 비슷한 상황

 예고된 일이었다. 리 총리는 2010년 세계은행과 중국국무원발전연구센터(DRC)가 공동으로 작성한 ‘차이나2030’ 보고서를 주관했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능의 축소 및 시장화, 금리·환율 등 요소 가격의 자율화, 산업 고도화 등이 필요하다”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영국 노팅엄대학 중국정책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체질의 개혁 없이는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차이나2030’의 논리가 바로 리 총리의 철학”이라고 해석했다.
 리 총리의 경제 체질 개선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더 이상 인위적인 부양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분명이 전했다. 올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5%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타오둥(陶冬)은 올 1, 2분기 성장률을 6.6%와 6.0% 정도로 추산한다. 업계가 느끼는 불황은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인 선텍은 이미 도산했고, 중국의 최대 민영 조선업체인 룽셩도 오늘 내일 하는 처지다. 그럼에도 리 총리는 돈줄을 죄고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사업단장은 “기업도, 금융권도 스스로 구조개혁에 나서라는 메시지”라 고 말했다.

 리 총리의 ‘개혁’은 정부 규제 철폐에서 시작됐다. 중국은 지난 2분기 중 164개 항목의 정부 허가 규제를 철폐했다. 차이지밍(蔡繼明) 칭화대 교수는 “1700개에 달하는 각종 정부 심사 중 600개를 줄일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로 중소 도시도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 철도 건설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진입 문턱을 낮춰 민영기업의 활동 범위를 넓혀주자는 차원이다.

 리코노믹스의 또 다른 핵심은 반(反)부패다. 중국은 최근 영국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고위 임원 4명을 부패 혐의로 잡아들였다. 이들은 20여 개의 여행사와 짜고 수억 달러의 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중국의 반부패 전선이 공무원, 국유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다국적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리 총리, 규제 풀고 금리 자유화 단행

 ‘리 총리의 행보가 주 전 총리를 닮았다’는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주 전 총리는 1990년대에 국유기업·금융 개혁, 정부 규제 철폐, 반부패 등을 밀어붙였다. 당시 국유기업 개혁으로 약 50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100개의 관을 준비하라, 그중 하나는 내 것’이라며 부패 공무원들을 잡아넣었다. 선젠광(沈建光) 루이훼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유기업의 비대화, 투자 과잉, 내수시장 위축 등 지금 리 총리가 직면한 경제상황은 주 전 총리 시기와 엇비슷하기에 해결책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주 전 총리는 같은 파벌인 상하이방의 거두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었지만 리 총리는 태자당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치적 배경 및 철학이 다르다.

성장 저하에도 돈줄 좨 구조 개혁 압박

 경제환경도 크게 다르다. 주 전 총리가 개혁을 시작했던 1990년대 초 1인당 GDP는 500달러 정도였지만 지금은 중진국 수준인 6000달러에 진입했다. 박상수 충북대 교수는 “주룽지 시대 때는 모두가 못살아 개혁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끌어내기 쉬웠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미 국유체제의 기득권층이 형성됐기에 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가 추진하려는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내 역외 금융시스템 설치 방안에 일부 국유은행이 반발하고 나선 게 단적인 예다. 리 총리가 직면한 현실은 주 전 총리 때보다 훨씬 복잡하고 저항도 심할 것이라는 얘기다. ‘리코노믹스’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차이나2030’=세계은행과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의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중국의 미래 전략 보고서. 모두 468쪽 분량으로 2012년 2월 발간됐다. 보고서는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 자율 기능 강화, 금리 자유화, 소비시장 확대, 국유기업 독점 축소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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