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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 중국 13체제 출범, 뭐가 달라지나
이름 최고관리자
13-11-13 17:30

경제 권력 이동 … 중국의 미래, 국가 아닌 시장이 결정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18기 3중전회가 개혁개방을 선언했던 1978년의 11기 3중전회와 견줄 만큼 중요한 회의”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국의 경제·사회 구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는 얘기다. 개혁개방을 선언했던 78년의 ‘78체제’, 92년 초 남순강화(南巡講話)로 시작된 ‘92체제’,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비롯된 ‘01체제’에 이은 또 다른 개혁 패러다임 변화다. ‘13체제’의 서막을 연 회의라는 지적이다.

 12일 발표된 공보는 개혁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정부)은 앞으로 당이 정해준 방향을 바탕으로 국유기업, 지방정부, 세제, 금융, 토지 등 분야별 구체적인 정책을 짜 시행하게 된다. 당(黨)이 방향을 정하면 국무원이 달려가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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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체제’의 성격을 규정할 공보의 개혁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시장화’다. 각급 정부의 행정권을 시장에 넘겨 시장의 자율성을 높여주고, 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벌이도록 하자는 거다. 키워드인 ‘간정방권(簡政放權)’은 이를 요약한 말이다. 향후 국유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영역에 민영기업의 진입을 늘리고, 금융분야에서는 금리·환율 등의 시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학계에서 진행된 ‘국가가 우선이냐, 시장이 먼저냐’의 좌우파 논쟁에서 우파 지식인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시장화를 주장해온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다.

 둘째는 정부 역할의 재정립이다. 그동안 중국은 국가(정부)가 국유기업과 국유 금융회사를 앞세워 직접 시장에 뛰어드는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적 행태를 보여왔다. 축구로 치자면 ‘주심이 볼(공)도 차고 심판도 보는 꼴’이다. 앞으로 정부는 시장 개입을 축소하는 대신 공정한 감독·관리자 역할에 머무르도록 하겠다는 게 리 총리의 생각이다. 또 사회보장, 인프라 건설, 전략산업, 안보 등 4개를 제외한 다른 분야 국유기업은 민영화의 길을 밟게 된다. 국유기업이 득세하고, 민영기업은 뒤로 빠지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기의 ‘국진민퇴(國進民退)’와는 반대 방향이다.
 
 셋째는 민생이다. 공보가 제시하고 있는 토지제도 개혁, 양로·의료·연금 등 개혁은 모두 리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신형 도시화와 연결된 분야다. 도시에 와 있는 농민들에게 복지 혜택을 줌으로써 뜨내기가 아닌 정착 도시민, 소비의 주체로 양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공보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세제 개혁, 부동산 시장의 안정 등 민생대책도 내포하고 있다.

 ‘13체제’ 개혁안은 ‘01체제’(2001~2012년) 시기 느슨했던 개혁의 고삐를 다시 잡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후리파(胡立法) 양저우대 교수는 “WTO 가입 이후 수출 급증으로 경제가 붐을 이루면서 더 이상 제 살 깎는 개혁의 고통을 맛보려 하지 않았다”며 “90년대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주도했던 개혁은 2002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시기에 느슨해졌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13제체’는 90년대 주룽지 총리가 이끌었던 ‘92체제’와 가깝다. 91년 상하이에서 중앙 권부로 올라온 주 전 총리는 국유기업 및 금융 개혁, 정부 규제 철폐, 부패 척결 등을 밀어붙였다. 그는 눈 하나 깜짝 않고 약 5000만 명의 국유기업 직원들을 해고·재배치시켰는가 하면 “100개의 관을 준비하라, 그중 하나는 내 것”이라며 부패 공무원들을 잡아넣었다. 국유·금융 개혁, 행정개혁, 부패 척결 등은 이번 3중전회의 핵심이기도 하다. ‘92체제’ 개혁의 열기가 후진타오 시기를 건너뛰어 시진핑-리커창의 ‘13체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13체제’ 개혁이 민간기업의 성장동력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도이치증권은 지난주 내놓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10여 년 동안 중국 민간분야 매출은 연평균 13%(국영기업 6%) 상승할 것”이라며 “민간부문이 성장을 이끄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 총리가 강조하는 ‘개혁 보너스(改革紅利·개혁에 힘입은 성장)’가 발휘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앙일보 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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