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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법률/문화여행] 엔저 일본, 명동 요우커 빨아들인다
이름 최고관리자
14-02-06 10:31

아베, 관광한국 추월 지휘 … 비자면제·면세품 확대
중국인 일본행 38% 증가 … 한류 의존 한국은 주춤

# 지난 1일 낮 도쿄 아키하바라(秋葉原) 거리의 면세점 ‘라옥스’에 중국 관광객들이 들이닥쳤다. 16만4858엔(약 175만여원)을 내고 전기밥통 10여 개를 집어든 남성, 전기 면도기 10개를 11만59엔(약 116만여원)에 구입한 여성이 속속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이 화제가 되면서 ‘바쿠가이(爆買い·폭발적인 구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지난해 1~8월에 전년 동기 대비 -25.7%까지 떨어졌던 중국인 일본 입국자 수는 9월부터 4개월 동안 37.9% 증가로 급반전했다.

 #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일본인은 없었다. 한 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훑었지만 겨우 한 무리를 찾아냈을 뿐이었다. 중국인들의 독무대인 10, 11층 면세점에서도 ‘큰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관광 가이드 민철(40)씨는 “예전에는 중국인들이 워낙 물건을 많이 사서 쇼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예전보다 많이 안 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0년 외국인 방문객 수 2000만 명 돌파’. 공교롭게도 동일한 장기 목표를 갖고 있는 두 나라, 한국과 일본의 명암이 서서히 엇갈리고 있다. ‘한국 추월’을 기치로 내걸고 빠르게 질주 중인 일본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은 사상 최초로 외국인 방문자 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1200만 명을 돌파한 우리나라에는 못 미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 즉 ‘성장 전략’의 한 축인 일본의 관광산업 육성 정책이 엔저와 맞물려 한국 방문 수요까지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막연하게 ‘한류’ 인기에만 의존해 눈앞에서 관광객을 빼앗기는 한국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을 찾은 대만인은 54만5000여 명으로 2012년보다 0.7% 감소했지만 일본으로 향한 대만인은 50% 이상 폭증해 221만 명에 달했다. 태국인 역시 한국행은 3.8% 준 반면, 일본행은 74%나 증가했다.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 비슷한 추세다. 한국인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245만여 명. 반면에 한국에 온 일본인은 274만여 명으로 21%나 줄어들었다.

 국내 서비스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여행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여행사들이 유치한 외국인 단체관광객은 329만2420명으로 전년보다 14.2% 줄어들었다. 매출 감소액은 30%에 이른다.

 문제는 이런 추세를 엔저 탓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의 진두지휘 아래 빠르고도 세밀하게 관광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각 부처 고위 간부들이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정책을 검토해 시행하고 있다. 관광비자 면제 대상국 확대, 면세품 품목 확대 등 성과물도 속속 도출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카지노 등 복합형 관광시설 설치 법안이 일본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이강욱 한국관광연구원 국제관광연구센터장은 “아시아 관광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이른바 ‘퍼스트 무버’ 즉 선도 상품의 육성이 필요하다”며 “ 이를 위해서는 각종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능 공포 누른 엔저 … 요우커, 신주쿠 샤넬백 싹쓸이

영토분쟁에도 '큰손' 몰리는 일본
"한국보다 싸고 볼거리도 많다"
아시아 매력 국가 10위서 1위로

중국 관광객들이 1일 일본 도쿄의 긴자(銀座) 거리를 메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84.8% 늘었다. ‘바쿠가이(爆買い·폭발적 구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돈도 많이 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방사능 공포가 있기나 했나 싶을 정도였다. 일본의 독불장군 외교도 다 잊은 듯했다. “한국으로 가려다 일본으로 목적지를 바꿨다”는 관광객까지 있었다. 지난 1일 오후 도쿄 신주쿠 거리는 공포와 횡포를 잊은 ‘일본 팬’들로 가득했다. 버스에서 내린 중국 관광객 100여 명이 신주쿠의 중고 명품 전문점 고메효에 들어서자 “창고에서 재고 좀 더 꺼내 주세요”라는 종업원의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1개에 30만~50만 엔 하는 샤넬·루이뷔통 가방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한 종업원은 “몇 달 전부터 중국 관광객들이 오면서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싹쓸이 쇼핑을 해간다”고 말했다. 신주쿠역 주변의 다른 명품 가게도 ‘큰손’ 중국인으로 대성황이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명이 일본에서 쓰고 간 돈은 11만58엔이다. 미국인(2만5482엔)의 4배 수준이다.

 중국인만이 아니다. 고메효 인근 ‘긴조’에서 만난 인도네시아인 부녀는 한국말을 했다. 한류에 매료돼 30대 딸과 60대 아버지는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울이 아닌 도쿄로 관광을 왔다. 딸은 한국 말로 “한국으로 가려다 마음을 바꿨다”며 “일본이 한국보다 살 수 있는 물건도, 구경거리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저로 가격이 더 싸진 것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래블러스 재팬의 무토 유키코(武藤友木子) 사장은 “최근 중국과 홍콩, 대만에서 소득 5만 달러 이상의 부유층을 상대로 ‘가장 가고 싶은 나라’를 조사한 결과 일본이 지난해 10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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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일본의 면세점과 외국인 대상 점포는 신바람이 났다. 방사능 공포로 주춤했던 관광객 입국은 지난해 9월부터 양상이 확 바뀌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9월 28.4%(전년 동월 대비) 늘어난 후 10월 74%, 11월 96%, 12월 84.8%씩 급증했다. 1인당 구매액도 껑충 뛰고 있다. 면세점 라옥스 국내본부 이토 마사토(伊藤正人) 본부장대리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2.5~3배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데라시마 지쓰로 이사장은 “일본과 중국의 관계 악화에도 중국계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정부의 서비스업 진흥과 엔저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서비스업체와 정부는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삿포로(札幌)의 마루이 미쓰코시(丸井三越)백화점은 전 매장에 중국 통역서비스 전화기를 달았다. 스프링스 마쿠하리 등 상당수 호텔이 이슬람 관광객용 주방을 따로 마련해 음식을 만든다. 여행지에서 이슬람식 예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관광상품에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는 더 적극적이다. 지난달 17일 아베 총리는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외국인 여행자가 불편한 규제나 장애를 철저하게 찾아내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요코하마·오사카 등의 도시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복합형 관광시설 유치를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 외국 기업과 외국인 취업자를 위해 만드는 ‘국가전략특구’는 잠깐 보고 가는 관광이 아니라 아예 일본에 눌러 살게 하는 것을 염두에 둔 정책이다. 외국 의사의 일본 내 진료도 허용할 방침이다. 일본 관광청의 시노하라 야스히로(篠原康弘) 심의관은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이 일본에서 쓰고 간 돈은 1조4000억 엔”이라며 “면세점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늘려 외국인 소비 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특별취재팀=도쿄 김현기·서승욱 특파원, 박진석·구희령·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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