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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업] 버스보다 싼 항공료, 중국 저가항공 삼총사가 몰려온다
이름 최고관리자
14-03-17 10:06
버스보다 싼 항공료, 중국 저가항공 삼총사가 몰려온다
주간조선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14.03.15 14:00
한·중 항공협상을 목전에 두고 중국 저가항공사 경계령이 떨어졌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한·중 항공협상은 한·중 간 하늘길을 재편하는 중요한 자리다. 지난 3월 12일부터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3월 8일 말레이시아항공기(MH370) 실종으로 인한 중국 탑승객 실종사고 등 중국 측 사정으로 일단 잠정 연기된 상태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한·중 항공협상에 초미의 관심을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한·중 간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를 비롯한 ‘공급력 증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중국은 자국 항공사 보호를 위해 항공자유화나 노선개방에 보수적 자세를 견지했다. “협상 분위기는 협상장에 들어가 봐야 알 것”(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 국제항공과 관계자)이라고 했지만, 중국 측이 중국 저가항공사의 노선 취항 확대 등 공세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에서 ‘염가항공(廉價航空)’으로 불리는 저가항공은 한·중 항공노선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저가항공사의 선두주자인 춘추항공(春秋航空)은 지난해 5월부터 상하이~제주 노선에 취항하는 등 한·중 간 노선 개설에 적극적이다. 중국민용항공국(민항국)에 따르면 춘추항공은 오는 4월 선전(광동성)~제주 노선 운항허가까지 민항국 운수사(司)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는 우리 측이 항공자유화 지역으로 지정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중국의 취항이 가능한 곳이다.
2005년 상하이~옌타이(산동성) 노선을 시작으로 첫 비행에 나선 춘추항공은 상하이의 홍차오(虹橋)공항과 푸동공항을 모항으로 사용하는 연간 총매출 43억위안(약 7500억원, 2013년 기준)의 중국 저가항공의 대표주자다. 상하이의 대형 여행사인 춘추여행사가 춘추항공의 모회사로, 에어버스 A320 비행기 40대를 보유하고 있다. 비행기 기종을 통일시켜 항공기 정비와 조종사 교육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한 것. 이를 바탕으로 춘추항공은 1위안(약 180원), 9위안(약 1600원)의 초특가 항공권을 선보이는 등 가격파괴를 주도하며 중국 저가항공 시장을 평정했다.
춘추항공의 창업자는 상하이의 일선 구청 공산당 간부 출신인 왕정화(王正華) 회장. 왕 회장은 개혁개방 직후인 1981년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민영여행사인 춘추여행사를 차렸다. 이후 여행사 전세기를 띄워 오다가 2003년 항공업 민간개방과 함께 “모든 중국인(13억명)을 비행기에 한 번씩 태운다”는 목표로 춘추항공을 설립했다. 이후 파격가의 항공권을 앞세워 중국 항공업계의 이단아로 떠올랐다. 왕 회장은 지난 3월 7일에는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노동자)들을 위해 30% 저렴한 ‘입석표’를 팔겠다”며 항공기 입석 도입도 밀어붙일 태세다.
왕 회장은 오는 3월 15일 푸동(상하이)~간사이(오사카) 등 4개 국제선 노선 신설을 발표하며 “현재 16%에 머물고 있는 국제선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왕 회장의 이런 발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관계 악화로 인해 더 중요해진 한·중 노선에 비행기를 추가 투입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왕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상하이~인천 노선 개설을 타진해 왔다. 춘추항공은 지난해 4월에도 민항국에 푸동(상하이)~인천 노선에 매일 1회 A320 항공기를 띄우겠다는 운항허가를 내기도 했다.
상하이 홍차오공항과 푸동공항을 허브로 하는 길상항공(吉祥航空)도 중국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사다. 총매출 40억위안(약 6970억원)의 길상항공은 저가항공사임에도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등 춘추항공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2006년 첫 운항을 시작한 길상항공은 현재 모두 34대의 에어버스 A320 단일 기종으로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기령은 2.5년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젊은 항공사”라는 것이 길상항공 측의 설명이다.
길상항공도 오는 4월 푸동(상하이)~간사이(오사카) 노선을 신설하는 등 최근 국제노선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중 노선에는 지난해 5월 푸동(상하이)~제주 노선에 이어 지난해 8월부터는 푸동(상하이)~양양(강원도) 노선에도 취항했다. 오는 4월에는 푸동(상하이)~사천(경남) 간 에어버스 A320 전세기도 띄울 예정이다.
길상항공을 이끄는 사람은 모기업인 쥔야오(均瑤)그룹의 왕쥔야오(王均瑤), 왕쥔진(王均金,) 왕쥔하오(王均豪) 회장 삼형제다.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원저우(溫州) 출신의 왕쥔야오 회장 형제는 원래 전세기 회사를 운영하다가 길상항공을 창업했다. 왕쥔야오 회장 형제는 “태어나자마자 사업을 시작한다”는 원저우 지역 전통에 따라 일찍부터 고향을 떠나 후난성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명절 때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 좌석표를 살 돈조차 없어 기차 의자 밑에 누워 고향에 돌아오면서 항공사 창업의 꿈을 불태웠다고 한다.
결국 이들 형제는 비행기 전세업을 시작으로 2003년 중국 항공 당국의 항공업 민간개방 조치 후 항공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형인 왕쥔야오가 38세에 대장암으로 사망한 후 동생인 왕쥔진 회장과 왕쥔하오 부회장이 길상항공을 이끌고 있다. 길상항공은 지난해 12월 자회사인 구원항공(九元航空)을 설립해 가격전쟁도 예고하고 있다. ‘구원’이란 말처럼 최저가 ‘9위안(약 1600원)’의 초특가 항공권을 앞세워 대형 항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구원항공은 광동성에 외지 농민공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베이징 수도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광저우 바이윈(白雲)공항을 허브로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상하이의 춘추항공과 정면대결을 피하는 전략”이라며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다른 저가항공사인 오케이(奧凱)항공도 제주~톈진(天津)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톈진의 빈하이(濱海)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오케이항공은 2005년 첫 비행을 시작한 중국의 저가항공사다. 저가항공사의 스테디셀러 모델인 보잉 B737 14대 등 모두 23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항공사 출범 이후 첫 국제선 비행기를 톈진~제주 노선에 띄우는 등 한·중 노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오케이항공은 출범 직후 한때 대한항공으로부터 비행기를 임차해 운영했다. 톈진을 거점으로 항공화물 사업을 벌였던 대한항공에서는 한때 오케이항공 인수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오케이항공은 경영 문제로 잠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톈진시 공안국(경찰) 출신인 왕수성(王樹生) 대전(大田)그룹 회장이 2010년 지분투자를 단행해 항공사를 인수한 후 지금은 본격적으로 저가항공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춘추항공, 길상항공, 오케이항공 등은 이미 상당 부분 경쟁력을 검증받은 저가항공사들이다. 2003년 중국의 항공업 민간개방 조치 후 이들 3개 항공사를 비롯해 응련항공(鷹聯航空), 동성항공(東星航空), 서부항공(西部航空) 등이 차례로 저가항공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저가항공사들의 시장 진입에 중국의 4대 항공사(국제·동방·남방·하이난)는 태클을 걸었다. 운수권을 쥔 항공 당국과의 ‘관시(關係)’를 활용해 저가항공사에 불리한 출발·도착 시간대를 배정하는 등 각종 훼방을 놓아 온 것. 이들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국자위)의 관리감독을 받는 국유기업이다. 그 결과 중국 최초 저가항공사로 등록된 응련항공은 쓰촨성 청두(成都)에 모항을 둔 쓰촨항공에 합병돼 청두항공으로 개명했고, 서부항공은 4대 항공사 중 하나인 하이난항공에 인수됐다. 또 후베이성 우한(武漢)을 모항으로 한 동성항공은 경쟁 끝에 파산신청까지 냈다. 춘추항공, 길상항공, 오케이항공은 이런 산전수전과 이합집산을 다 겪고 살아남은 항공사들이다.
현재 한·중 노선에는 사실상의 저가항공사인 중국의 지역항공사들도 대거 취항 중이다. 상하이항공이 홍차오(상하이)~김포, 푸동(상하이)~인천에 취항하는 데 이어 톈진항공이 톈진~인천에, 선전항공이 선전~인천에, 산동항공이 칭다오~인천, 지난(濟南)~인천 구간에, 샤먼항공이 샤먼(푸젠성)~인천에, 쓰촨항공이 청두(쓰촨성)~인천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항공사는 대형 항공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어 노선 경쟁력도 있다. 상하이항공이 동방항공을, 선전항공과 산동항공은 중국국제항공을, 샤먼항공은 남방항공을, 톈진항공은 하이난항공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모회사와의 노선 공동운항(코드셰어) 등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4대 항공사는 비행기 보유 대수 등에서 양대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월등히 앞선다.
한·중 항공협상 결과 항공자유화가 실현되면 중국 지역항공사들이 한·중 노선 투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방항공 산하의 충칭항공(重慶航空), 국제항공 산하의 쿤밍항공(昆明航空)과 시짱항공(티베트항공), 동방항공 산하의 중국연합항공, 행복항공 등 아직 한·중 노선에 미취항한 대기주자들도 넘쳐난다.
이에 따라 대형 항공사들의 독과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한·중 간 항공권도 인하 여지가 있다. 인천~푸동(39만2700원) 구간의 대한항공 항공권은 비행거리가 525마일로 동일한 인천~오사카 구간(35만1600원)에 비해 4만원가량 비싸다.(일반석, 주말왕복, 3개월 체류 기준) 인천~오사카 구간은 항공자유화 이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피치항공 등 한국과 일본의 저가항공사들이 투입되는 노선이다.
현재 중국 노선에서 운항횟수 등을 탄력조절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가 적용되는 지역은 산동성과 하이난성 두 곳이 전부다. 2006년 항공자유화 협정이 체결된 산동성은 이후 항공권이 제주도 수준으로 싸지면서 막대한 소비자 편익이 생겼다. 배편을 이용한 보따리상이 급속히 줄어든 것도 항공자유화를 즈음해서다. 실제 항공자유화가 실시되는 인천~칭다오(산동성) 구간(363마일)의 대한항공 항공권 가격(27만5900원)은 비행거리가 조금 더 짧은(347마일) 인천~후쿠오카 구간(31만100원)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저렴하다.(일반석, 주말왕복, 3개월 체류 기준)
하지만 비즈니스(상용)나 여행 수요가 많은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운항횟수 등을 늘리는 데 여전히 제한이 심하다. 특히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김포~홍차오(상하이) 노선은 당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동방항공, 상하이항공 등 한·중 양국 4개사가 취항했으나 2009년 동방항공의 상하이항공 인수로 사실상 3개사가 운영하는 노선이 됐다. 경쟁촉진은커녕 양국 대형 항공사의 독과점이 고착화된 것이다.
중국 저가항공사는 매년 적자에 허덕이는 국내 지방공항들을 구해줄 거의 유일한 구세주다. 국내 공항 중 인천·김포·김해·제주공항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적자다.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이 발간한 항공운송동향에 따르면 적자 1위인 양양공항의 경우 지난해 8월 길상항공이 취항한 후인 지난 1월과 전년 동월대비 운항·여객 실적을 비교하면 무려 각각 430%, 507% 폭증했다.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한·중 항공협상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내 저가항공사의 맏형 격인 제주항공은 지난 2월, 한·중 항공협상을 앞두고 업계를 대표해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한·중 간 항공자유화의 확대 실시와 중국, 대만, 몽골 같은 근거리 노선을 저가항공사들에 우선 배정해 달라”는 것이 골자였다. 실제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후발 저가항공사들이 취항하는 인천공항발 한·중 간 정기노선은 인천~지난(산동성) 한 개 노선이 전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한·중 노선의 저가항공사 추가 투입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중국 대형 항공사와의 가격경쟁도 버거운 마당에 저가항공사들까지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2시간 내외 단거리 위주의 한·중 간 항공노선에서 서비스 차별화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가격경쟁을 도외시한 서비스 고급화 전략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항공경영학회장)는 “원래 2006년 한·중 항공협상으로 부분적 항공자유화가 이뤄진 후 2011년에 전면 자유화를 목표로 했는데 중국 측의 소극적 자세로 계속 늦어졌다”며 “우리 항공사들은 시장이 좁아 중국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데 중국 항공업계는 워낙 국내 시장이 넓어서 한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측에 적당한 유인을 제공해 양국 간 항공자유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9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 1위(중대형공항 부문)를 달성한 인천공항의 중국 공항에 대한 공항 운영노하우 수출 등이 유인책으로 꼽힌다. 허희영 교수는 “우리와 달리 중국 공항은 민자(民資)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우리 공항 공기업의 지분투자나 운영노하우 수출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한·중 간 항공자유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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