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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타] 이대석의 중국칼럼 한국의 디자인, 중국의 생산, 미국시장의 10년 체험기(6)
이름 최고관리자
12-09-14 17:47
수적천석 [水滴穿石] 작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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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생산 기획서
캔섬에서, 오랜만에 만난 매니저들은 연신 악수하느라고 바쁘다. 다시 “이카”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서…모두들 고마운 사람.전체 개발 및 생산에 대한 회의 준비를 하는데 내 서류 가방에서 나온 자료들을 보자, 매니저들의 얼굴이 ”아, 이제 죽었구나!!” 하는 표정이었다.
간략히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의미에 대해 얘기를 하고, 준비한 개발 진행 서류를 3m가 넘는 책상에 펼쳐놓았다. 간단한 완구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준비된 서류는 진짜 로봇을 만들기라도 하는 듯 양이 어마어마했거니와 세부적인 항목까지 기재되어있었다. 샘이 다시 묻는다 “이카, 너 진짜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에서만 공부한 거 맞아? 한국 사람들 모두 이렇게 일하니?” 그럼! 한국사람들, 일 했다 하면 제대로 하지.. 내가 준비한 개발 기획서는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때, 어떻게 몰드를 분리하고, 재질을 어떻게 해서,어떠한 형상과, 어떤 마감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변할 수 없는 기준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기준은 개발준비와 과정, 생산의 진행과 마감, 제품 출시에서 가장 중요한 QC표로 제시되기에, 어떻게 보면 공장과 나와의 계약 준비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시기는 공장에서의 견적과, 개발 공정, 그리고, 제품의 난이도에 따른 공장의 책임부분도 거론되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매우 중요한 첫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메카포드”의 경우, 어찌 보면 공장과 함께 한국에서의 개발과정을 다시 중국의 생산공정으로 변이시키는 과정과 시간이 매우 지루했고, 오래걸렸지만 이번의 개발 기획은, 중국의 개발과 생산 공정을 익혔고 모든 개발 준비를 한국에서 끝내고 왔기에, 중국공장의 긴장감은 매우높아 있었다.
이번 제품은 단순한 피규어의 성격보다는, 30여 년간 한번도 제품화 되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상징화 성격도 있었기에, 피규어 치고는 매우 큰 사이즈로 부분가동성만 첨가한 전시형태의 스테츄제품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사이즈가 무려 40cm나 된다.
더구나, 과거의 슈퍼로봇시기 성격의 로봇이어서, 미니멀한 디자인을 좀 더 세밀하게 튜닝하고, 더 입체적이지만, 과거의 느낌이 나는 형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컨셉이었다. 제품의 사이즈를 가장 크게 한 이유는, 제품의 크기가 클수록, 로봇의 직립이 쉽지 않은데, 이러한 것을 해결해서, 로봇의 프로포션 기준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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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트 몰드 개발 과정
인간이 직립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발과 골반, 그리고 어깨뼈(견갑골)의 위치인데, 이 구조자체가 순서나위치가 맞지 않으면 직립을 한 상태에서 서있다든지, 아니면 직립보행을 했을 시 무게이동 중심이 맞지 않아, 제대로 된 구조 디자인을 할 수 없다. 물론 이러한 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제품으로서의 문제도 많은 것이기에 모든것에 대한 분석과 준비는 한국에서 차근차근 진행되어 왔었다.
중국의 공장은 생산 경험으로서의 기준이 있고, 준비가된 개발품에 대해서 그저 자신들의 경험과 의견을 제안할 뿐이기 때문에 그냥 생산만 하자는 의도라면 제대로된 제품이 나오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제품의 특성과 상품적인 성격을 고려하여, 3가지의 재질과 2가지의 몰딩방법, 4가지의 생산법으로 개발과 생산을 진행하게 되었다.
외부의 형태는 과거의 느낌과 제품의 성격을 위해, 파라핀을 원형으로 사용하는 로테이드 몰드 방식으로 하고,내부의 경우는 구조의 직립과 운동성을 위해 인젝션 메탈몰드 툴링을 사용하고, 외부의 경우에도 마감율이 좋아야 하는 이목구비와 발바닥, 장식품 같은 부분은 인젝션 메탈 몰드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생산율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발진행 부분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풀빵같은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러한 공장을 섭외해야만 했고, 그러한 공장의 경험치도 고려해야 했다. 샘의 소개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로테이트 몰드툴링 공장을 소개 받게 되었다. 우선 로테이션 몰드툴링을 하기 전
에, 파라핀의 원형목형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디자인한 3D데이터를 목업화 하여, 3개의 복제품을 각 파트 마다 부분 부분 분리하여, 로테이션 몰드를 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로테이션 몰드의 불량율은40%가 넘는 오차율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지금 다시 제품을 생산한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다시는 하기 힘든 개발 공정이었던 것 같다.
가소성을 가진 재질과 경화성을 가진 서로 다른 성격의재질을 결합하여 오차 없이 대량생산을 해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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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인젝션 몰드 툴링
이번 제품에서, 인젝션 메탈 몰드가 요구되는 것은, 로테이션 몰드에서 사출되는 재질이 열을 받으면 연성으로 변하는 재질이기에, 제품 내부에 인간의 뼈와 같은 단단한 구조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은 사실 공장에서도 처음 하는 것이기에 매우 난해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만의 경험으로 새로운 적용법을 나에게 제안하였다. 이것은 흡사, 건축 구조물과 같은 공법을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개발을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로봇의 내부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 매우 아쉬울정도였다.
또한 로보트 태권브이는, 하체는 고정된 자세이지만, 상체는7개의 유니버셜 조인트를 삽입하여 다양한 포즈를 취할 수 있게 개발되었다.
아무리 좋은 조인트라고 하여도 수천 번을 반복하면 헐거워지는것이 조인트의 특성이었기에 제품에 적용될 조인트는 새롭게 개발되었고, 한국에서는 그리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실용신안을 받아놓았다. 스테핑이 되는 조인트가 거대 완구에 적용된 것은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더구나 하나의 조인트로 모든 관절에 적용하는 것은 제품의 모듈 호환성을 적용한 기획이었다.
내부의 스트럭쳐가 튼튼해야 하고, 외형의 부드러운 재질과 오차 없이 연결을 해서 조립을 해야 하므로, 로봇 제품 내부의 골격을 몰드화 하는 작업이 매우 까다로웠다. 과거 메카포드의 경우, 모든 부품이 ABS이기에 가격적인 면이 높기는 했지만, 정밀도와 내구성, 부품 간의 결합법에 그리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이번의 일은 생산시의 내부 온도, 그리고 조립시의 공장온도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니, 그만큼 내부의 ABS가 잘 다듬어져야 원래의 당당한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 되었다.
인젝션의 개발 단계에는 재질이 두 개 이상 첨가되다 보니까 제품의 완성도와 공정이 일반제품을 만드는 것 보다, 시간적으로 나 비용적으로 더 많이 투입되는 상황이었다.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더 다양한 적용법을 사용하여, 향후 생산 시 발생될 오차를 줄이는데 집중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과연 어떻게 서로 다른 물질을 결합시킬 수 있을 것인가.
ABS이면 초음파 접착법을 사용하겠지만, 이번의 접합법은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의 본드접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제품을 깔끔하게 마감하기 위해 접합될 부분에 단 차를 두는 디자인을 적용하기도 했다.
너무 세밀하게 준비되어 디자인된 제품이기에, 공장 측에서는좋아하기도 했지만, 사실 완성도에 대한 부담감도 함께 가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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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션 몰드의 완성과 생산
제일 먼저 완성된 단계는 로테이트 몰드였다. 역시 파라핀을 사용해서 그런지, 메탈모드는 몰드의 툴링 기간이 최소 2개월이 걸리는데 반해 로테이트 몰드의 경우는 원형인 목형을 파라핀으로만들기에 툴링의 기간이 1개월 정도 밖에는 안 걸렸다. 다만 정밀도가 어떤지 매우 궁금했다. 재질자체가 소프트 비닐을 사용하기에, 먼저 생산을 해야만 나머지 ABS로 연결하여 조립할 수있다. 따라서 로테이트 몰드가 완성되어 사출이 된다는 것은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앞으로 생산을 하면서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로테이트 몰드의 사출을 직접 보기 위해, 방문한 공장은, 중국 남부지방의 여름철인데도 오픈 된 작업장이 있는 곳이었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소프트 비닐의 사출은 직접 사람이 불가마에서 풀빵을 구워내듯이 일일이 작업해야 하는 공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공장의 작업이 매우 힘들어 보였다.
더구나 여름날씨에 엄청난 열기를 내뿜는 가마에서의 작업이라니…그곳에 잠깐 서 있었던 나도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였는데, 작업을 하는 공인들은 아마도 뜨거운 용암에서 헤엄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근간에는 생산되지 않은 시스템을 활용한 게 너무도 미안했다.
로테이트 몰드의 사출은 마치 우리나라의 붕어빵 같은 형식이었는데, 사출용액을 얼마의 온도에서 잘 굴리느냐와 어떻게 사출품을 잘 꺼내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완전히 숙련된 공인의 경험적 수치라고나 할까..
사출품을 담는 박스 옆에는 불량품을 담는 박스가 있었는데, 초기 사출은 거의 불량률이 2배가 넘게 나왔다. 온도에 따른 변성,그리고 일정치 않은 두께…난생 처음 보는 생산 방법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불량이 많으면 어떻게 생산을 하나 걱정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사출을 하면, 실제 제품보다,30%를 더 하는 것이 상식인데 로테이트 몰드의 소프트비닐 사출은 거의 200%이상을 사출했다고 하니..
담당 매니저와 공인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제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구나’ 안도하고 있을 즈음,
샘이 말한다 “이카! 이제 시작인 거 알지?”
맙소사! 이제 시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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