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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타] 고민하는 미국, 불만스런 중국
이름 최고관리자
14-07-28 10:13
미중 세력전이

지난달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였다. 일본과 한국,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을 방문하면서 미국의 아시아 동맹과 우방에게 안보공약을 재확인하는 것을 통해 對중국 봉쇄라인을 견고히 하였다. 우리에게는 북한 핵실험을 비롯한 도발에 대한 공조와 더불어 전시작전권 전환을 재검토할 것을 약속하였다. 최근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유약하면서 미온한 반응을 보여 국내외 비판에 직면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하여 역내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면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정책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였다. 이는 냉전기에 형성된 동맹관계를 강화하여 역외 균형자(offshore balancer)로 존재하면서 중국을 배제한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동반자협정)를 발족시켜 아시아에서 안보와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에 대하여 전면적 전쟁을 선포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에게 아시아 패권국의 지위를 넘기지도 않겠다는 것이 미국의 속내이다.

이는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가? 탈냉전기 들어 한국 외교의 고민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자리잡기였다. 16·17세기에 명의 쇠퇴와 일본/청의 부상 속에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었고, 20세기에는 일본의 강대국화를 목도하면서 국망과 분단을 받아들여야 했던 우리에게 21세기 중국의 부상은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명나라와 청나라, 청나라와 일본 사이에 이루어졌던 세력전이와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세력전이는 동일한 강대국 간 패권경쟁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20세기의 핵무기의 발명은 현재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강대국 간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만들었으며, 점점 급속도로 진행되는 세계화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적·문화적 상호의존을 눈에 띄게 심화시켰다. 이와 더불어 ‘냉전의 유산’(동맹네트워크)과 ‘지리적 조건’(영토분쟁)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일어나는 세력전이를 동아시아에서 일어났던 기존의 세력전이와 구분시켜준다.


냉전의 유산과 지리적 조건

먼저 동맹을 살펴보자. 42:1. 이것이 현재 미국과 중국이 각각 보유한 동맹네트워크의 현주소이다. [표1]에서 보듯이 냉전 기간 동안 자유주의 진영을 이끌었던 미국은 40여 개국과 방위조약을 체결한 반면, 중국은 단지 북한과 방위조약을 맺은 상태이다. 스티븐 월트(Stephen Walt) 하버드대 교수는 198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과 소련의 동맹 네트워크의 인구, 경제규모, 군인수, 국방비를 비교하면서 미국이 “상당한 이점”(considerable advantages)을 확보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20세기 소련보다 21세기 중국은 현저히 약한 동맹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했다고 하더라도 군사력과 소프트파워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 뒤처져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게 뒤처진 분야 중 가장 두드러진게 바로 국가 간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미중간 동맹전이(alliance transition)는 초기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표1] 미국과 중국의 동맹 (2007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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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영토분쟁이다. 4:7. 해양국가인 미국과 대륙국가인 중국이 각각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 수이다. 미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동맹국인 나라를 제외하면 1:7이며, 국경분쟁에 한정해서 말하면 0:3이다. ([표2] 참조) 흔히 영토분쟁은 확전과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규모 무력분쟁, 즉 전쟁의 전제조건으로 본다.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대만, 필리핀. 일본이 미국의 동맹국인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영토문제로 이들 국가와 갈등을 심화시킬수록 미국의 아시아 동맹 네트워크를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국 4개국 중 한국을 제외한 3개국 -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 이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국익을 침해당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미국의 아시아 동맹 네트워크는 냉전의 종식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표2] 미국과 중국의 영토분쟁 (2011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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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교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국은 자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중국은 자국에 대한 견제가 불만스럽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동맹 네트워크를 가동하고자 하고, 중국은 강력해진 경제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역내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강대국간 힘겨루기 속에서 한국은 양국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동시에 양국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냉전의 유산인 미국과의 동맹을 튼실하게 유지하면서,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지 않는 이웃이라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상황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동맹 네트워크와 중국과의 양자 관계를 활용하여 통일과 평화, 자유와 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 실천 전략을 마련할 때이다. 친구의 고민과 이웃의 불만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우리를 찾는 이유이다.

 
출처: 
기획 및 편집: 도종윤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배포: 강윤미 (제주평화연구원 연구보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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